언덕위의 통나무집

winderhill.egloos.com

포토로그



5월―밀린 영화 단평 실사영화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
 누군가 말했다. 엑스맨의 뮤턴트를 고통받는 소수자와 동격에 두는 것은 넌센스라고. 엑스맨을 두고 쏟아지는 무수한 말들 중에 오직 그것만이, 양궁으로 치면 10점 짜리 논파였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10년 넘도록 그런 넌센스 공식을 빌어 품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치적인 의미를 지녔으며 한발 더 나아가 올바른 프랜차이즈. 그리고 브라이언 싱어의 이름 아래 말이다. 이 작품이 올 해 최고의 히어로물이라는데는 고민할 것도 없이 동의한다. 하지만 실제 세상은 디즈니보다 더 허풍이 심한 마블 히어로들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다.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머릿속은 점점 그 갭을 느끼지 못하게끔 텅 비어가고 있다. 그 빈 공간은 캬라멜 팝콘으로 가득 채운다. CJ가 제일 잘 하는 일이다.




고질라  ★★★
 똑똑똑.
 "고 선생님, 저 헐리우드입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그동안 잘 계셨죠?"
 "시끄러워! 꺼져!"
 "아이고 고 선생님 아직도 노여움이 덜 풀리셨네. 왜 거 그…… 16년 전이랑은 다르거든요? 이번엔 확실합니다. 예우도 잘 해드릴게."
 "뭘 믿고!"
 "감독도 괜찮은 친구예요. 전작도 괴물영화였고, 또 뭐냐…… 그리고 무토라고 적 캐릭터를 만들었거든요? 선생님이 악역이 아녜요. 위기의 순간에 샌프란시스코에 딱 나타나서 무토를 아작내고 인류를 구원해주시는 포지션이죠."
 "개판이네! 데우스 엑스 마키나잖아! 관객들이 가만 있겠냐?!"
 "그게 잘 들여다보면 커플 브레이킹이거든요. 타깃층은 확실합니다."
 "……." 
 양복쟁이는 그후 매일 같이 찾아왔다. 고 선생이 결국 문을 열고 나와―정확히는 땅을 가르고― 태평양을 건넌 건 정확히 한 달 뒤였다. 그때 그는 만취해 있었고, 팬티도 입지 않았다.  




디태치먼트 ★★★☆
 로랑 캉테의 클래스(2008)+에이드리언 브로디와 선명한 주인공 캐릭터+스타일과 낭만=디태치먼트.
 그 말고도 배우들이 하나 같이 훌륭하다.





그녀 (HER) ★★★
 잘 나가다가 결말은 공각기동대였다. 상심한 테오도르에게 NDS와 러브플러스를 권한다. 세 아가씨는 사만다처럼 도망가지 않는 데다가, 폭신폭신한 육체(다키마쿠라)도 별도 구입할 수 있어!



10분 ★★★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직원들끼리 상부상조하며 꿀이나 빠는 법인임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영화!(???) 혁신도시로 이사 잘 가세요~!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 ★★★
 왜 행운이 어떤 이에겐 웃음지으면서도 다른 이는 흘려보내냐 하면, 행운은 과연 누가 빛나는 별이 될 자격이 있는지 알고 가려내기 때문이다. 이런 감상주의도 좋지만. 아무튼 그렇다. 그래서 세상은 가끔 슬프다. 하지만 저 넓은 밤하늘에는 별들만 반짝이는 것이 아니다.





쇼트피스 ★★★
 저 대단하던 일본도 아니메 올드보이들이 신작 만들기 힘든 세상이 되었구나, 싶다. 쩨쩨하게 단편모음이라니.
 오시이 마모루는 왜 죽은 자식(패트레이버) 불알을 만지작대고 있나. 프로덕션 IG는 왜 하이큐(소녀 취향)나 가르간티아(우로부치 겐에 더해 하나하루 나루코)를 만들고 있는가. 미소녀 포르노의 홍수에 잠긴 젊은 오타쿠들이 스스로 무정자증 환자임을 증명하는 이 시절, 쇼트피스는 아직 팔뚝 말고 다른 몸뚱이에도 근육이 남아있다고 외치는 소리 같다.
 힘내라, 일본의 창작 아니메. 올드보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