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위의 통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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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영화 단평_2018. 10. 실사영화

카운터스
제 심장을 찌르는 일이 얼마나 어렵겠나. 제 피 묻힌 옷을 입은 이들은 어떻게 노을녘 마을 한 구석 따스한 독채로 삼삼오오 모여드는가. 그리고 어떻게 연대하는가. 출장 가서 뻔질나게 지나다닌 신오쿠보 한인 거리가 떠오른다. 뭉클한 일이다. 김윤석을 닮은 그 영정 앞에 의리의 꽃을.


★★★☆





버닝
영화는 당신 영화답게 구조적으로 아름답지만, 적어도 세대분석만큼은 어긋났다. 뭣보다 요즘은 오줌 쌀까 불을 지르지 않는다. CCTV가 보험회사가 SNS가 쫓아다닐 걸 뻔히 아는데 라이터 튕길 엄두가 나겠냔 말이다. 편의점에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서서히 죽어갈 뿐이다. 사실 나만 해도 벌써 20대 잘 모르겠는데 엊그제 환갑인 감독님은 오죽하겠나. 모르면 84년생 김기안에게라도 물어보셨어야지. 


★★★


(좌우지간 버~~닝 하면)



더 포스트&레디 플레이어 원
 <죠스>를 다시 봤다. 그리고 최근에 본 그 분의 두 영화를 떠올렸다. 그러다가 40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갔다. 주옥 같은 영화들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내가 큰 빚을 진 건 대체로 카메론이지만, 그 백발과 주름이 하야오 영감님만큼 애틋하게 느껴지는 사람은 스필버그 쪽이다. 그 에너지, 그 이야기, 그 사랑. 세상을 향해 창작자들만이 건넬 수 있는 사랑.

영감님, 건강하세요.


★★★★★




셰이프 오브 워터 ~물의 '형태'

0.

'모양'과 '형태'는 다르다.

1.

영화 개봉 후 인터넷에 길예르모가 소장 중이라는 일본 굿즈 라이브러리가 떴을 때 그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폈다.
“<목소리의 형태>가 있을 거야!”
없었다. 하지만 목소리를 잃은 여주인공과 그 타이틀.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혐의를 씌운다.

2.

“집안 가득 물을 채우기라, 틈 매우기도 어렵고 연립주택이라면 이웃에 칼 맞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더더욱 불가능할 거야!”
고마워요, 길예르모. 해볼만은 하단 얘기군요.


★★★★




목소리의 형태
타마코 덕에 친애하는 야마다 나오코 감독에게서는 한계 가능성 둘 다 본 것만으로 족했다. 처음 봤을 때는 원작이 눈에 밟혀서 이런 호떡집 편집으로 괜찮을까 싶었는데, 웬걸 다들 괜찮다더라니 약 30만 관객으로 선방. 덕분에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원작을 읽혔다.

냉정히 말해 쿄애니는 할 일을 한 것뿐. 이 작품의 진수는 어디까지나 원작이다. 놀라운 박력을 지닌 청춘물이다. 그나저나 왜 영미권과 국내 개봉 영문명은 'Silence Voice'가 되어버렸던 걸까. 설마 길예르모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