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위의 통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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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타 : 배틀 엔젤 (2019) 실사영화

(스포일러 가득yo♥)

 

총몽, 좁혀 OVA <총몽><아키라><공각기동대>, 카와지리 요시아키의 작품군 등 8~90년대 일본 아니메가 만든 둥근 테두리 그 안쪽에 놓여 있다. 독자성을 지닌 작품이라기보다는 그 시절 유행하던 세기말 코드를 적당히 뒤섞은 변주곡이었다. 이런 걸 유독 좋아하는 양덕들은 그렇다 쳐도 가까운 변방(?)격인 한반도의 덕들까지 기억해줄 만큼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 않냐…는 게 평소 생각이었다. 세월 흘러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식이 날아들었다. '고스트 인 더 쉘이 작년에 이미 보여줬잖아. 철 지난 코드로 이제 와서 뭘 어쩌려고… 아하, 하긴 그렇구나'. 어쨌거나 ‘총몽은 카메론의 눈에 도무지 흘려버릴 수 없는 시놉시스였던 것이다. 디스토피아를 누비는 천진무구한 사이보그 소녀, 여전사!


카메론 : (더 늦기 전에 진행 시켜야 해. <아바타2> SFX의 테스트베드도 겸하면 일석이조. 하지만 직접 손대는 건 좀 그래. 제작만 하는 게 좋겠어. 어디 대타시키기에 적당한 친구 없나?) 흐음, 로드리게즈!


 초반 3~40분은 좋다. ‘그래, 잘 하고 있어! 본래 이도가 딸을 위해 만들어둔 의체였다는 추가 설정도 나름 효과적이야!’ 하지만 이 한 편으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화성'과 '노바' 설정을 한복판으로 끌고들어온 데부터 이야기가 덜컹거리기 시작한다. 로드리게즈의 취미인 술집씬부터는 알리타에 대해 온전한 감정이입마저 어려워진다.

 그밖에도 많이 거칠다. 특히 휴고의 캐릭터. 예를 들어보자. 자초한 위기에서 벗어나려 소중한 여친을 한순간 고민도 없이 소환하는제아무리 무적의 여친이라 해도 자기 때문에 위기에 말려들 것임을 뻔히 알면서사내놈을 대체 누가 좋아하겠나. 휴고는 입을 닫고, 알리타가 모터볼 트랙 위에서 적들의 입을 통해 네 남친은 이미 죽은 목숨일 걸?’이란 말을 듣는 것이 연출의 정석이다.


 뭣보다 가짜 육신이 주는 공허함과 슬픔은 이런 타입 이야기의 백미다. 하지만 원작의 대부분의 주요 포인트를 그대로 살렸고 휴고가 산산조각나는 엔딩마저 빌려왔음에도 그닥 슬프지 않은 건 왜일까? '설계'의 문제다.


 아쉽다. 100만 관객은 긴 닷새 연휴와 치킨말곤 통 먹을 게 없는 영화가의 현실이 만들어줬을 뿐이다.

 다만 <아바타2>는 좋은 테스트파일을 얻었다.



alita battle angel  ★★☆